- 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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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는 구형의 모양을 가지며 크기는 정자의 약 10배로써 0.1mm 정도입니다. 세포질의 일부는 수정 후 분열과 개체 발생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되고 일부는 개체의 구성물질이 됩니다. 난자는 난소에서 생성됩니다. 가임기 여성의 난소에는 반짝거리는 투명한 작은 난포가 수없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난포’는 난자가 들어있는 물주머니 같은 것으로 이 난포 속에서 난자는 발달하게 됩니다. 수 없이 많은 난포 중에 오직 한 개의 난포 속에 들어 있는 난자만이 성숙되어 배출되는데, 이렇게 난자가 배출되는 것을 배란이라고 합니다.
-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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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는 머리(두부 head)와 몸통 (중부 midpiece) 그리고 꼬리(미부 tail)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머리에는 염색체가 든 핵이 있고 머리 앞에는 이를 감싸는 첨체(acrosome)가 있습니다. 첨체는 정자 머리가 난자의 벽을 뚫고 들어갈 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몸통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자리잡고 있어 정자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고, 꼬리에는 운동성 필라멘트들이 있어 여성의 생식기 안에서 운동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인간 생명의 시작은 난자와 정자의 만남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이들의 만남인 수정을 위하여 여성의 질 속에 들어간 정자는 긴 꼬리를 가지고 1초에 자신의 길이 만큼씩의 빠른 속도로 난관을 향해 헤엄쳐 갑니다. 하나의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기 위해서는 사정을 통하여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많은 정자가 여성의 질 속으로 보내집니다. 그러나 이 중 약 15%는 기형정자인데 이 정자는 임신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에 기형아를 낳게 하는 원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즉 난자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도태되고 마는 거죠.
여성의 질은 산성인데 정자는 산성이라는 환경에는 견디지 못하여 약한 정자는 자궁에 도달하기 전에 질 속에서 역시 죽고 맙니다. 강한 정자만이 질 속의 산성을 견뎌 내고 무사히 자궁의 입구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자궁 경관 점액전(頸管粘液栓)이라는 더욱 험난한 장애물을 만나게 됩니다. 이는 젤리 덩어리와 비슷한 것으로 세균의 침입을 막는, 마치 검문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정자가 난자와 만나기 위해서는 이것이 마지막이 아닙니다. 정자는 또 하나의 장애물을 통과해야 합니다.
자궁상부의 양쪽에서 좌우로 이어져 나간 난관의 팽대부까지 헤엄쳐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가는데 두 시간 정도는 걸리니 정자의 여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 아시겠죠? 더욱이 이때 그 난관에서는 언제나 아래쪽을 향하여 소량의 점액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정자는 그 흐름에 역행하여 힘겹게 거슬러 올라가야만 합니다. 이렇게 해서 난관 속까지 도달한 정자는 이제야말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됩니다. 난관의 벽은 주름이 많은 점막인데 이 주름 사이에서 드디어 쉴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도착한 정자의 수는 약 500-600개 정도입니다. 결국 건강하지 못한 정자는 여기까지 도달한다는 것 조차 어렵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힘든 여행을 해 왔지만 겨우 3일밖에 살지 못합니다. 따라서 3일 동안에 난소에서 난자가 나오지 않으면 모두가 허무하게 죽게 됩니다. 이처럼 난관에서 죽어가는 정자는 백혈구에게 먹혀 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정자가 살 수 있는 3일 동안에 난자가 배란되어 만나게 된다면 바로 생명의 창조가 이루어집니다.